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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EUROPE ARTs BUS 예술행동 결과 보고 -- 둘 본문
Perform a costume performance with a white suit.
하얀색 수트로써 퍼포먼스 대열에 참여하다
사진가로서 두 해에 걸쳐 유럽 아트투어에 참여한 이래, 작가들의 예술 행위가 가지는 의미와 몸짓, 표정 등 일거수일투족을 생생하게 기록해내는 데 대한 강한 긍지를 가지고는 있었지만, 늘 마음 한구석에서는 “과연 내가 작가들과 100% 동행하고 있는 건가?” 하는 일종의 의구심이 있었다. 쌀밥에 끼인 꽁보리 한 알갱이 같다고나 할까, 이데아가 깃든 퍼포먼스 행위들을 해내는 작가들의 무리 속에 단지 촬영 기구를 조작하는 일로써만 끼어있는 어떤 이질적인 느낌?!
그런 애매함을 탈피하려고 올해 한 시도가 이 코스튬 퍼포먼스이다. 여행 출발 전에 나는 정장 한 벌에 흰 칠로써 백색의 수트를 만들었고, 아트투어 전반에 걸쳐 여정 곳곳의 퍼포먼스를 실행한 장소마다 날인 표기한 흔적, 시그네쳐, 그리고 그림들이, 그 흰옷을 바탕으로 채워지면서 세월의 흔적무늬로 변해가고 있다. 특별한 이력서가 하나 생긴 셈이다. 나는 베를린소녀상 앞에서 서약의 글을 이 옷에 옮겨적고, ’세이브 아리‘ 퍼포먼스의 한 파트에 참여하였다. 코스튬 퍼포먼스의 시발점인 것이다. 소녀상 앞에서 나는 내 수트의 등판에 서약의 문구 “Gemeinsam für die ARI”를 쓰는 것으로써 행동을 시작 했다. “아리를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이 서약은 내 옷에 새겨진 첫 번째 표식이 되었고, 내가 이 옷을 입을 때마다 행동에 깃들 메시지이다. 사진 속 소녀상에 바쳐진 꽃을 매만지고 있는 분은 한민족 유럽연대 최영숙 고문이시다.
SAVE ARI Performance
베를린 미테구에 있는 소녀상 ’아리(ARI)‘는 ’한민족 유럽연대‘가 2020년 9월 구청에 구두 허가를 받아서, 유럽 땅에 처음으로 설치한 평화의 상징물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의 전시 성폭력 피해자를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이 평화의 소녀상은 한민족 유럽연대가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우리가 갔었던 지난 8월14일에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사람들이 이 소녀상을 철거하지 못하도록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었다.
다음 날, 베를린에서 광복절을 맞은 우리 일행은 이 베를린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SAVE ARI’ 퍼포먼스를 하기로 했다. 의미 있는 날에 외국 땅에서 정말 의미가 넘치는 행사를 하는 것이다. 이 평화의 소녀상 아리를 지키겠습니다!
빨간 천을 소녀상 앞 바닥에 깔고 성백 작가는 돌바닥 무늬를 탁본하여 바탕무늬를 만들었고, 뒤이어 UG(유지환 작가)의 레터링 퍼포먼스와 라무의 춤이 실행되면서 “SAVE ARI” 글자가 그려졌다. 다음이 내 차례였다. “이 평화의 여신상은 그대로 여기 있어야 한다.” “Die Friedensstatue muss bleiben”, 내가 쓴 이 글귀로써 깃발의 의미는 완성되었고, 라무 작가는 그 깃발과 함께 라이브퍼포먼스를 이어갔다.
이 장면이 아마 그날 퍼포먼스의 백미가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땅바닥에서 완성된 깃발을 들어 올리는 순간, 우리는 가슴이 찡해지는 엄청난 느낌을 받았다. 그 바닥에도 깃발의 것과 똑같은 SAVE ARI 글자가 선명하게 새겨져 있었기 때문이었다. 소녀상을 지켜내려는 많은 이들의 간절한 염원이 깃들어 있었던 탓일까? 유난히 뚜렷한 글자가 땅바닥에서도 빛나고 있었다. 퍼포먼스 후 우리 모두에게 무한한 뿌듯함까지 안겨준 최고의 광경이 되었다.
우리는 각자 2024년의 광복절에 유럽 땅 베를린에서 치른 이 의미 있는 퍼포먼스에 어떤 감회들을 갖고 있을까? 현실을 숨 가쁘게 살아간다는 명분을 핑계로 먼 산 보듯 했던 소녀상 지킴이들의 행적들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지는 하루였다. 세상의 일에서 한 발 빼듯이 살아온 비겁한 나를 돌아다보는 게 갑작스럽고 일시적인 걸까?
일본이 독일에 공식·비공식적으로 끈질기게 철거를 요구하고 있는 이 소녀상은 2020년 9월 베를린의 이 공공부지에 세워졌고. 이달 28일 이후엔 철거가 예정되어 있다고 한다. 존치 요구를 담은 미테구 주민 청원을 채택한 구의회가 여러 차례에 걸쳐 존치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으나, 결의안이 조형물 존치를 강제할 수는 없단다. 그러나 구청장에게는 정치적 압박이 될 수도 있고, 한국에서도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니 쉽게 철거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사유지로 이전설치 하자는 구청장의 제안도 있었다 하고, 지난 9월 19일 미테구의회가 '소녀상 장기 존치를 보장하라'는 내용의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7 반대 15 기권 7로 가결했다는 소식도 있다. 제발 우리가 기원한 대로 아리가 그 자리에 영원히 있을 수 있도록 좋은 결정이 나기를 바란다. Die Friedensstatue muss bleiben!!
유럽 아트투어가 끝난 후, 국내에서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예술행사에 아 코스튬을 적극 활용하였다, 특히 11월의 섬진강실험예술제의 프로젝트인 "퀘렌시아"를 찾는 와이트몹 퍼포먼스까지 연결이 되었다. 이젠 이 옷도 유물이 되어간다. 내년의 한국행위예술가협회展에는 아마도 이 옷이 전시물로 걸리게 될 것이다.
화이트몹 관련 실험예술제 글 링크 https://nameju4.tistory.com/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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